“4차산업혁명은 많은 변화를 급격하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도자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죠. 한국도자재단은 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정걸 한국도자재단(도자재단) 신임 대표이사의 말이다. 한국도자재단은 1년 6개월이라는 공백 끝에 서 대표이사를 선임, 지난 16일 이천 세라피아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서 대표이사는 본래 도자재단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2001년 처음으로 열렸던 경기도세계도자비엔날레 역시 그의 손에 의해 탄생했다. 이후 그는 한국도자재단에서 세계도자기엑스포 전시디렉터, 전시기획실장, 도자연구지원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그래서인지 서 대표이사는 “직원 대부분이 이미 아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라며 다소 친근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도자재단과 도자산업 전반에 대한 서 대표이사의 진단은 냉정했다. 그는 현재 “한국도자재단은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도자산업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올해로 9회째를 진행했지만 횟수를 거듭하면서 점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비엔날레는 시대에 맞게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개편돼야 한다. 현재의 트렌드를 고려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 새롭게 태어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곤지암도자공원,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에 대한 개편도 예고했다. 그는 “현재 이 세 지역의 행사장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는 콘텐츠 미흡으로 주요 행사때만 관객을 유입시키고 있다는 점”이라며 “관객들을 계속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상설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 대표이사는 도자 산업 전반의 지원에 대한 청사진도 소개했다. 그는 한때 한국도자재단 퇴직 후 4년 동안 직접 도예가로 변신해 작품활동을 진행하며 페어에 참여했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통해 도예인들이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실제적으로 파악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예가를 포함한 도자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 역시 지금껏 해오던 모든 것들을 다시 검토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대표이사는 한국도자재단이 추구할 모델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도자산업에는 좋은 도예인들도 많고 그들이 만드는 좋은 작품을 보고, 구매해 줄 관객과 소비자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이어줄 교량이 미진했죠. 한국도자재단은 앞으로 이 점에 착안해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