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26·kt wiz)가 팀의 ‘토종 선발 투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올 시즌 6승(11패)을 거둔 고영표는 1승을 더하면 주권(6승8패·2016시즌)을 제치고 팀 내 ‘토종’ 최다 선발승 투수가 된다. 현재 흐름을 유지하면 kt 소속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1호 투수에도 이름을 올린다. 

고영표는 최근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잇따라 승리를 챙기며 토종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했다. 

6일 SK와이번스 타선을 7이닝 2실점(2자책) 묶고 3달여 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이어 등판한 13일 SK전에서도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프로데뷔 후 개인 최다 탈삼진(9개) 기록도 세웠다. 

고영표는 한동안 지독하게 승리 운이 없었다. 

지난 5월 13일 NC다이노스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이후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8패를 떠안았다. 이 기간 4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요건을 갖췄지만 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고영표는 지난 2시즌 불펜에서 활약하다 올해 처음 선발진에 합류해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승수는 많이 쌓지 못했지만 선발투수로 치르는 첫 시즌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기록은 선발 투수의 자질을 보여주는 퀄리티스타트다.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차례 기록했다. 올 시즌 국내 투수 가운데 10번 이상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선수는 고영표를 포함해 8명밖에 없다. 지금까지 허용한 볼넷은 15개로 12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고영표는 남은 시즌 퀄리티스타트와 규정이닝 달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고영표가 규정이닝을 채우면 kt 소속으로는 2015시즌 옥스프링(185이닝)에 이어 2번째다. 국내 선수는 아직 없다. 

지금 흐름이 이어지면 어렵지 않게 도달할 전망이다. 고영표는 올 시즌 kt 선발진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128.1이닝)을 소화했다. 

고영표는 13일 승리 후 “이닝 소화에 목표를 두고 팀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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