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헌화식 조차 열지 않아

▲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원에 세워진 인천 평화의 소녀상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 평화의 소녀상은 시민들의 성금 등을 모아 작년 10월 건립됐다. 윤상순기자

인천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부평구 부평공원의 ‘인천 평화의 소녀상’이 외면받고 있다.

세계 위안부의 날을 맞아 주요도시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재단에 따르면 9~15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 주간으로 지정했다.

이는 ‘위안부’ 문제 해결과 평화를 위해 마련됐으며, 곳곳에서 여러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서울역에서는 청소년 300여명이 관현악과 합창, 무용 등으로 꾸며진 플래시몹(flash mob)을 선보였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과거 일본군을 규탄하는 행사가 열렸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노래 공연 등도 진행됐다.

광주지역 5곳의 지자체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진행했다.

앞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9일 기념 행사와 수요시위를 가졌다.

반면 인천시와 지역시민단체가 이 날에 맞춰 소녀상등을 진행하거나 계획한 행사는 없다.

소녀상 건립 이후 처음 맞는 세계 위안부의 날이지만 기본적인 헌화식 조차 진행되지 않으면서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녀상은 지난해 10월 900여 명의 인천시민들이 추진 위원이 참여해 거리모금과 콘서트 등으로 9천여만원을 모아 건립됐다.

당시 지역 시민단체가 주관했고 인천시와 부평구가 후원했다.

인천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역시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소녀상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위안부의 날은 지난 1991년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위안부 피해사실을 대중 앞에 증언한 날로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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