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간 갈등을 빚으며 극단으로 치닫았던 광교 상수원보호구역해제 문제에 대해 우여곡절 끝에 지자체와 주민, 시민단체들이 모여 협의기구를 만들었지만 별다른 해결방안을 모색하지 못한채 온도차만 재확인했다.

13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와 광교 주민협의회,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사회적 협의기구인 ‘광교산 상생협의회’를 출범했다.

이한규 수원시 제1부시장, 이재응 아주대교수가 상생협의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범시민대책위의 수산 스님과 광교산 주민대표협의회 대표, 시의원 등 20명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2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지난 10일 오후 4시 영통구청 회의실에서 출범 이후 첫 공식 회의를 진행했ㄷ.

이날 회의에는 협의회 구성원 20명중 17명이 참석했다.

상수원보호구역해제 반대 측 대표인 수산스님은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내용은 비공개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 주제는 갈등해결 및 상생을 위한 해결책 제시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협의회 구성 이후 첫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시민단체와 민·관간 상당한 온도차만 재확인했다.

시 측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입장인 반면 주민들은 지금까지의 의견 확인 외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진전이 있던 이번 회의를 계기로 좀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서로 의견조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광교 상수원보호구역 문제는 단기간 내에 끝내기는 어려운 문제이므로 좀 더 더 먼 미래를 보고 협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반면 회의에 참석한 주민대표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적극 행정을 해야할 수원시가 계속 한발을 빼고 있으니 제자리 걸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초부터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기식 협의기구 출범으로 인한 불협화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광교 주민은 “비대위나 범대위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의견이 조율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생활은 아직도 밑바닥”이라며 “해결에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답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당장 1년을 버티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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