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14일 위안부 피해자의 일생을 담은 흑백 장편만화 ‘풀-살아 있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만화 풀)을 출간했다. 만화 풀은 유난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던 여자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중국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지내야 했던 시간을 보내고 5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이야기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스토리 투 웹툰 지원사업’의 결과물로 만들어졌으며, 제14회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금숙 작가가 작업을 맡았다. 그는 이전에도 국내 원폭 피해자에 대한 그림책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를 출간하는 등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와 그림책을 출간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다.

특히 만화 풀은 실제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실화라는 점과, 세계 위안부의 날인 14일에 맞춰 출간했다는 점이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 위안부의 날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일을 계기로 세계 각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작품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피해자로만 바라보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존재로 그려냈다. 또한, 폭력을 과장해 미움을 극대화시키기 보다는 할머니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으며,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흑과 백의 단순함은 할머니의 증언을 담담하게 표현하면서도 힘을 실어준다.

김 작가는 2014년 ‘세계가 공감하는 보편적인 인권 문제인 위안부 문제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풀’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만화 풀은 전국 주요서점 및 온라인서점에서 2만6천 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프랑스 델쿠르 출판사에도 판권을 수출해 프랑스어판 출간 역시 앞두고 있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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