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밤 10시가 넘은 시간, 페이스북에 당동 이마트 트레이더스 공사장 현장의 영상이 올라왔다.

늦은 밤임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공사장에서 소음이 계속돼 피곤한데 편히 쉬지 못하고, 더운데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관리업무를 철저히 하지 않는 군포시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입점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군포시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삶의 질 향상을 이유로 입점을 찬성하는 측과 지역상권의 붕괴 및 교통대란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측의 입장이 대립되어왔다.

그러나 결국 시의 건축허가는 이뤄졌고, 건물 신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대한 긍정적 환상은 점점 우려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축 공사장에 드나드는 대형 덤프트럭들의 무법천지 운행행태와 소음 그리고 비산먼지는 현실적인 괴로움으로 공사장 인근 주민들을 괴롭히고, 경쟁에 밀린 동네 골목의 상가들이 하나둘 사라져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도 높아지고 있으며, 군포시의 부실한 공사 감독을 비롯해 이해하기 힘든 행정은 시민들의 불안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5월 군포시의회 의원들은 '2017년 행정사무감사 현장 확인' 일정 중, 당동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축 현장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시의원들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찾는 차들의 진출 편의를 위해 삼성로 (베네스트-이마트-녹화터널) 약400m를 1차로 확장하면서 군포시 소유의 공원 용지를 도로로 지목을 변경한 후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군포시에 세금 한 푼 내지 않은 당동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위해 시민을 위한 공원 용지를 무상으로 내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들어오면 삼성마을 주민들은 교통 대란을 겪게 될것이고, 지역상권은 고사되어 갈 것이 뻔한데, 시민을 위한 공원 용지를 무상으로 내주고 대기업의 영업 편의를 도모해준다는 것이 말이되는 것인가?

물론 도로는 군포시에 기부채납되나, 이 도로는 당연히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사업을 위해 확장하는 도로이기 때문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유상으로 구입해서 도로확장 공사 후군포시에 기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와 관련 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65조의 제2항을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조항에는 행정청이 아닌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되고, 개발행위로 용도 폐지되는 공공시설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무상으로 양도할 수 있다는 문구는 무상으로 양도할 수도 있고, 유상으로 양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유상과 무상의 재량이 지자체인 시에 있다는 말이다.

즉,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도로 공사에 사용하는 비용과 개점 후 영업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비교해 지자체가 유·무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해석인 것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개점 후 얻게 되는 이익은 도로공사 비용과 비교 할 수 없을 막대한 이익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당연히 공원 용지를 유상 판매하고, 그렇게 얻은 이익을 교통대란이나 상권 하락을 겪을 삼성마을 입주자와 상인들을 위해 써야 하지 않았을까?

이마트에 일방적으로 특혜를 주고자 했던 취지가 아니라고 한다면, 시는 지금이라도 이마트와 다시 협의해 공원 용지를 합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조치를 취해, 시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성복임 군포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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