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영상 퍼지며 찬반 논란…"구속해야" vs "복장의 자유 인정해야"

 

▲ 미니스커트와 배꼽티 차림으로 사우디를 활보하는 여성
여성에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니스커트와 배꼽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동영상이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에는 긴 머리를 한 여성이 검은색 배꼽티에 무릎 위로 한 뼘 이상 올라오는 짧은 치마를 입고 사우디 나즈드 주 사막지대의 역사 유적을 활보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이 여성이 사막, 길거리 등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는 모습이 담겨있고,이동 중 차 안에서 촬영한 '셀카'에서는 얼굴이 정면으로 나온다.

 BBC는 이 여성이 '쿨루드'라는 이름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 퍼지며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이 여성의 구속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등장하는가 하면, 복장의 자유를 주장하는 행위가 범죄가 돼서는 안 된다며 쿨루드의 용기를 칭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는 법을 지켜야 한다"며 "프랑스에서 니캅(머리를 가리는 스카프)이 금지된 것처럼 사우디에서는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색 통옷 형태의 복식)와 단정한 옷을 입는 게 왕실의 법"이라고 적었다.

 반면 작가 와엘 알-가심은 "분노에 찬 트윗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녀가 폭탄을 터뜨리거나 누구를 죽이기라도 한 줄 알았더니 그저 사람들 마음에 들지 않는 치마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를 방문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던 사실도 다시 거론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외국인 여성에 대해서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사우디 여성에 대해서는 구속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들이 외출할 때 히잡과 아바야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외국인 여성의 경우 히잡은 쓰지 않을 수 있지만 아바야는 입는 것이 좋다.

 사우디 여성은 보통 검은색 베일로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현지 언론 매체들은 정부가 복장 규정을 어긴 쿨루드에 대한 조치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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