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박성현(24)이 드디어 일을 냈다.

17일(한국시간) 끝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기다리던 LPGA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슈퍼루키’, ‘대세’,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 박성현에게 우승은 시간문제였다.

박성현은 LPGA 데뷔는 더할 나위 없이 화려했지만, 그가 골프 입문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1993년생인 박성현은 어머니의 권유로 서울 유현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골프부가 있는 경북 구미 현일중학교로 전학해 골프를 이어갔는데, 중고등학교 시절 은사로부터 “모든 일에서 성공하려면 남달라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마음속깊이 새겨 실천한 덕에 일찌감치 ‘남달라’라는 애칭도 얻었다.

‘남다른’ 성장세 덕에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으나 부진한성적 끝에 곧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프로 데뷔 무렵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오래 병상신세를 지기도 했다. 드림투어와 점프투어를 거쳐 2014년 KLPGA 정규 투어 티켓을 따냈으나 KLPGA 데뷔 첫해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해 상금랭킹은 34위에 그쳤고, 동료 신인이던 백규정, 고진영, 김민선 등에 가려 존재감도 없었다.

그러던 박성현이 그야말로 ‘벼락’처럼 스타가 된 것은 2015년이었다.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선두를 달리며 ‘박성현’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 대회에서 연장전에서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후 곧바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해 시즌 두 차례 더 우승한 박성현은 이듬해 줄줄이 우승 소식을 전하며 금세‘대세’로 자리 잡았다.

역대 최다 상금, 역대 최저 평균타수 등 기록도 갈아치웠다.

KLPGA를 평정한 박성현의 LPGA 투어 진출 방식도 남달랐다.

한국 선수들이 보통 퀄리파잉 스쿨이나 2부 투어를 거쳐, 혹은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통해 LPGA 무대를 밟는 데 반해 박성현은 초청선수를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받은 상금 총액이 40위 내에 들어 진출한 것이다.

박성현은 2016년 에비앙챔피언십 준우승, US여자오픈 3위, ANA 인스퍼레이션 6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상금을 쓸어담으며 올해 당당히 LPGA 투어 카드를 손에 쥐었다.

박성현의 장타와 두둑한 배짱은 미국에서도 통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해 13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준우승 1회, 3위 1회,4위 2회 등을 기록했고 신인왕 포인트 1위, 평균타수 부문 4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실력을 발휘했다.

여러 차례 문턱에서 놓친 LPGA 우승컵을 막판 대추격 끝에 거머쥐며, 앞으로 활짝 열릴 LPGA ‘박성현 시대’를 예고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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