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이 직접 조작 고백…안철수·박지원도 타격 불가피
국민의당 '제보 조작' 파문…도덕성 치명타, 입지 '흔들'

▲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대선 때 제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과 관련, "제보된 카카오톡 화면 및 녹음 파일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사과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당이 26일 대선 과정에서 문제 삼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 일부가 허위제보에 근거했다는 사실을고백함에 따라 공당의 도덕성에 큰 치명타를 입게 됐다.

 작년 4·13 총선을 앞두고 '리베이트 의혹'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던 국민의당은 1·2심 무죄 선고를 거치며 상처를 씻는 듯 했지만, 이번 파문으로 또다시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여전히 잠재적인 대선 후보로 꼽혀온 안철수 전 대표, 준용씨 의혹을 소재로 '문모닝' 공세에 앞장섰던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한 당시 지도부 역시 정치적으로 뼈아픈 상처를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은 19대 대선 과정에서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며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렸다.

 특히 투표일을 나흘 앞둔 5월 5일에는 "문준용의 고용정보원 원서제출은 문재인후보가 시켜서 한 일"이라며 당시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의혹까지 제기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가짜뉴스' 고발에도 국민의당은 "진실이 세상 밖으로 나올 날은 멀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국 당시 근거했던 녹취 제보가 허위였다는 사실을 실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먼저 대선 패배 후 몸을 낮추며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까지 선언한 안 전 대표의경우 향후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시 대선후보로서 선거상황의 최종 책임자인 데다, 이유미 당원이 문준용씨 동료의 육성 파일을 조작하는 과정에 안 전 대표가 영입한 이준서 전 비대위원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불거진 실정이다.

 안 전 대표가 기성정치의 대안이자 명분으로 내세웠던 '새정치' 브랜드에도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앞으로 정치적 행보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대선 내내 문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박 전 대표와 당시 지도부도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그는 지난 5월5일 의혹제기 직후 페이스북 글에서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한다면아들 장래를 생각해야지, 자기 대통령하려고 젊은 아들 버리면 되겠느냐"라고 쓰기도 했지만, 이번 파문을 통해 '문모닝' 공세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이유미 당원이 자료 조작을 고백한 사실을 보고받자, 이는 정국 상황과 관계없이 즉각 털고 가야 할 사안이라는 판단에 이날 오후 본인이 직접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허위제보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이 가라앉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대형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동요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대선평가위와 혁신위를 동시에 가동하는 가운데 오는 8월27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일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같은 분위기에도 찬물이 끼얹혀진 셈이다.

 게다가 이날 민주당은 "당시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당시 선대위 책임자들이 과연 이 사실을 몰랐을지도 의문"이라며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향후 검찰 수사에 따라추가 범죄사실이 드러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도 있다.

 최근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이번 허위제보 파문으로당이 더 위축될 경우 원심력이 커지면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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