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 의전비서실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 국회 야 4당이 사퇴 또는 지명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백혜련 의원(경기 수원을)이 탁현민 결단 의사를 내비쳤다. 당연히 백 의원의 이런 발언에 네티즌들이 찬반양론으로 갈리고 있다. 우리는 이즈음에 백 의원 발언이 나름 소신 있는 것으로 이를 두고 더 이상 왈가왈부할 소재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어도 이것이 공론화되어 백 의원 개인을 두고 분탕질을 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 의원은 물론 현재 당 대변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나 그 이전에 의원 개인의 생각도 분명히 피력할 수 있다. 이런 백혜련 의원이 과거 탁현민 반여성주의 저서 내용 논란에 대해 탁현민 행정관의 결단을 요구한 게 과연 자성할 사안인지 먼저 묻고 싶다.

물론 당장은 백혜련 의원이 지적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실 행정관의 과거 행적과 저서가 탁현민 행정관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면서 당장에 백혜련 의원마저 사면초가에 몰릴 수 있다. 어찌 됐건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 국회 야 4당도 등을 돌린 지금이다. 이 판국에 야4당은 탁현민 행정관 내정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내부의 비판 어린 목소리가 이렇게 공격을 받아서는 그야말로 야당을 향한 협치의 목소리도 소용없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 중에서 조차 일부라고는 하지만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이미 전 정권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를 보아온 학습효과도 있지 않은가.

백혜련 의원은 지난주 탁 청와대 행정관이 과거 저서에 쓴 여성비하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부적절한 행동에 조치가 필요하다는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알려졌다시피 탁현민 행정관은 청와대 입성 이전엔 문화콘텐츠 기획자 겸 성공회대 교수로 2011년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MBC의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에 항의하는 ‘삼보일퍽’ 퍼포먼스를 진행한 장본인이다. 당시에는 이 모습을 그저 재밌게 봐 주었다. 그러나 청와대 행정관으로 입성한 이후론 반응이 달라졌고 당연히 그래야 했다. 탁현민 행정관의 과거 저서 내용 중에 여성의 성 상품화, 여성 폄하, 심지어 여성과의 성관계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백 의원조차 며칠 전 라디오 방송을 통해 “탁현민 행정관의 발언 내용이 도를 지나친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 “여성의원들 같은 경우는 어제 의견을 많이 나눴고, 청와대 측에 부적절한 행동이고 그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아마도 백 의원에 입장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탁현민 행정관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권고일 수 있다. 백 의원의 라디오 방송 이후 인터넷과 SNS에서는 여러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백혜련 의원 발언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단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등 신중론이 대세라는 점이다. 같은 방향이라 해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가는 백 의원에 어려운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이러한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진정한 민주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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