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취재한 수원과 용인시에 걸친 청명산의 맨얼굴이 극명하다. 말로 해서는 설명이 안되는 풍경이다. 물론 인근의 톨게이트를 지나는 도로에서도 이러한 그림은 어렴풋이 보이지만 그리 높지 않은 청명산에 올라보면 과연 이렇게 개발을 해도 되는지 염려스럽다. 지자체 경계에 놓인 한 개의 산을 두고 행정구역에 따른 개발 방향이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청명산은 지금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거의 절반이 벗겨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아파트들은 수직벽에 직면해 주민들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산 아래에 일찍이 자리 잡은 프리미엄 시니어요양원과 골프연습장, 용인지역의 좁디좁은 보도와 개발로 매일 흙먼지 날리는 기흥호수 방향은 여러 가지 공사현장으로 혼미스럽다.

하지만 수원 방향의 청명산은 보존으로 인해 잘 보존됐다.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모든 일  ‘녹지 보존을 통한 시민 건강 챙기기’와 ‘녹지 개발을 통한 경제적 효과 기대’라는 지자체 간 대조적인 정책 방향 때문이라도 한 눈에 보기에 난개발과 보존으로 정리될 수 있는 그림에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게 당연하다. 알려졌다시피 수원과 용인시 두 지자체는 해발 150m 규모의 청명산을 기점으로 행정구역이 나눠져 있고 오래전부터 서로의 입장으로 평생선을 달리고 있다. 청명산에 대한 정책기조가 달라서다. 수원시는 시민의 건강을 고려해 녹지 공간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고, 용인시는 해당 녹지를 개발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인데 과연 무엇이 옳은 생각인지는 주민들의 생각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용인시 관할인 용인 기흥구의 청명산 동쪽방향에는 산을 깎거나 개발을 진행해 중고차 매매 단지와 골프 연습장, 전원주택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수원시 관할인 영통구 서편의 청명산에는 2개의 학교가 지어져 있는 것이 고작이다. 이러한 사정은 성남시와 광주시 경계에 위치한 불곡산도 마찬가지다. 성남시 분당구와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는 불곡산, 형제산, 봉적골 고개 등을 기점으로 보전녹지지역과 계획관리지역으로 나뉘고 있는데, 성남시는 해당 부지들에 대해 개발이 아닌 관리위주로 계획을 수립한 일이다. 성남시의 정책 방향이 개발위주로 수립 된 것이 아니라 관리 위주로 수립해 개발을 억제하고 있는 경향이 없지 않아서다.

녹지개발을 허가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어도 시 특성상 관리 보전이 정책 방향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반대로 광주시는 행정구역을 나누는 경계선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지역을 계획관리토록 아파트 단지와 주택단지 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 상태여서 개발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인근에서 흘러들어오는 유입 인구들을 수용하기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도 난개발이란 말을 듣기 충분한 이유다. 같은 생활권의 주민끼리도 지자체의 입장에 따라 재산, 생활환경 여건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발과 보존을 놓고 왈가왈부 할 소지는 이외에도 많다. 분명한 것은 미래다. 후손들이 판단할 일이지만 답은 이미 나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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