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에서 교사를 하게 된 건 제게 행운이었어요. 아이들을 처음 만난 후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서해 최북단 백령도 중·고등학교. 개학한 지 한 달도 안됐지만 고등학교 1학년 2반에서는 듣기에도 행복한 웃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12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담임 선생님 말씀을 듣고 있다.

지난해 갓 부임해 이제 1년의 전환점을 맞은 강은진(29) 교사는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아이들과 열린 대화를 하는 선생님으로 백령도에서 유명인으로 통한다.

인천이 고향인 강 교사는 성균관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백령도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강 교사는 “백령도 공기도 좋고 밤에 별을 보면 마음의 힐링도 얻게 된다”며 “오히려 내가 에너지를 받고 있고, 지금은 오히려 도심 속에서 근무하는 것보다 더 백령도가 좋다”고 했다.

백령도 중학교와 고등학교 전교생이 179명에 불과해 강 교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가르치고 있다.

남녀공학인데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다보니 혹 힘든 점이 없을까 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을 자랑했다.

강 교사는 “흔히 말하는 중2병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없다”며 “고등학생들도 이제 컸다고 반항하는 아이가 없는 게 우리 학교 교사들이 행복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이들 자율 동아리와 진로·진학상담도 맡고 있다.

상냥하고 공감대가 풍부한 만큼 진학 고민에 빠진 아이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강 교사는 하루를 꼭 되짚어본다.

아이들 수는 적지만 혹 챙기지 못하거나 소홀했던 아이가 있었는지 되새김하기 위해서다.

섬 특성상 도시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은 게 강 교사의 진심이다.

그녀는 “교육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 제가 정보를 많이 줄 수 밖에 없다”며 “제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섬 밖으로 나가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전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클 수 있도록 제가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현진기자/chj@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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