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구 지정 후 20년 동안 국비지원 고작 5천만원 불과…상점·미군업소 폐업 슬럼화

▲ 쇠사슬이 걸린채 수 년째 문들 닫은 미군 전용 클럽 모습. 심재용기자

 한때 서울의 이태원과 비교되며 '리틀 이태원'으로 불린 평택시 신장동 일대 송탄관광특구가 불황의 늪에 빠졌다.

평택은 주한 미 육군이 주둔하는 남부지역의 팽성읍 안정리 캠프 험프리스(K-6)와 북부지역인 송탄 신장동 미 공군기지(K-55) 두곳에 각각 대규모 미군 해외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신장동은 지난 6,70년대 ‘달러박스’라는 명성을 얻었으나 갈수록 쇠락해지면서 인근 상인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실제 미공군기지 정문 앞에 있는 ‘신장쇼핑몰’과 인근 국제중앙시장의 경우 손님이 급격히 줄어 상당수 점포가 폐업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 미군 전용 업소도 2013년 53개소에서 현재 37개 업소로 30%이상 줄었다. 신장 쇼핑몰 일대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역이다.

대로변에는 미군을 위한 현대식 대형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 있지만 불과 몇 20~30m 떨어진 뒷골목에는 6.25전쟁 이후 급조된 노후 건물들이 흉한 몰골로 힘겹게 버티고 서 있었다.

▲ 평택시 송탄관광특구 모습. 심재용기자

1997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송탄관광특구는 2015년까지 국비 5천만 원 지원된 것이 전부다. 현재 평택시도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해 조형물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광객 유치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데니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송탄지부장은 “신장 쇼핑몰과 인접한 구도심권 12개 지구가 지난 2008년부터 뉴타운 개발이라는 정책에 묶여 규제를 받다보니 이 일대가 슬럼화된 빈민촌으로 변했다”며 “수 십년을 미군 비행기 소음 피해를 입은것에 대해 보상하는 차원에서라도 규제를 완화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1종 주거지역으로 묶어 외지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미군 전용업소를 운영하는 윤모씨는 “이 지역이 20년째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는 노릇”이라며 “수 십년을 미군들과 부대끼며 나름의 기지촌 문화를 만들어 왔는데 현실은 너무 냉혹하다”고 푸념했다.

그는 또 “업소내 여 종업원 고용을 원천 봉쇄하는 비자 규제 문제가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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