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선로에 20대 남성이 무단 침입한 사고는 2호선에 대한 인천교통공사의 안전과 보안에 헛점을 드러낸 사건이란 지적이다.

22일 인천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40분께 2호선 안에 있던 승객이 가정중앙시장역과 검바위역 사이를 지나가다가 양 선로 중앙에 A(29)씨가 앉아 있다고 신고했다.

A씨는 왼쪽 정강이뼈가 골절된 부상을 입은 채로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A씨가 선로에 들어갔고 신고 이전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교통공사는 A씨 침입 경로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교통공사와 교통공사 노조 등은 지상과 연결된 환풍구, 스크린도어 등과 함께 열차 선로가 지하에서 지상으로 연결되는 구간 등이 선로 침입 경로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중 인천 서구 공촌사거리 가정중앙시장역과 검바위역 사이 선로를 가장 유력한 침입 경로로 보고 있다.

이곳은 도로와 가까워 접근이 쉽고 열차 선로 주변을 높이 1.6m 콘크리트 벽과 1m 철망만으로 둘러놔 침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통공사 노조 관계자는 “민간인이 어떤 경로로 언제부터 선로에 들어갔는지 모른다는 것은 인천 2호선 안전과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의미”라며“2호선 개통 전에도 해당 구간에 대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보안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인천 2호선 시공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벽 위를 철망으로 막아놨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콘크리트 구조물을 타고 선로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다”며 “자칫 감전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로 중앙대피로 인근까지 민간인이 접근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A씨가 진술을 계속 바꾸고 있고 CCTV에는 선로 침입 경로가 나오지 않아 조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에 철도법 위반 등으로 고발된 만큼 정확한 침입경로가 밝혀지면 관련 보안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